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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심리검사 중 MBTI는 융의 심리유형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마이어스-브리그스 성격유형검사로 개발되었다. 이에 바탕이 되는 융의 분석심리이론 개념 중 심리유형과 치료이론, 그리고 융의 이론 평가에 대해 알아보자.
1. 심리유형
융의 심리유형 연구에서는 먼저 기본적 태도와 기능을 제시하고, 이러한 태도와 기능이 다양한 비율로 결합되어 몇 가지 유형의 성격이 나오는 것을 알아보았다. 여기서 같은 유형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 비슷하긴 하나, 꼭 같은 성격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자.
(1) 태도
태도는 방향성으로 내향성(introversion)과 외향성(extroversion)으로 나눌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은 이 일이 어떻게 될지를 곰곰히 생각하고 망설이는 한편, 외향적인 사람은 어떤 일이든 자신있게 직접적으로 행동에 참여한다. 인간은 이 두 가지 태도가 성격 안에 보통 다 존재하나 보통 하나가 우세하여 의식되는 반면 다른 하나는 무의식 속에 있어, 이 두 가지 태도는 상호 배제적인 것으로 보고 교대로 나타날 수는 있으나 동시에 의식에 공존할 수는 없다고 본다.
(2) 기능
기능에는 사고(thinking), 감정(feeling), 감각(sensing), 직관(intuiting)의 네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네가지 기능 중 한 가지가 우세하면 그에 상응하는 유형이 되는 것으로 본다.
- 사고 기능 : 관념적이며 지적인 기능으로 사고형 사람은 객관적 진실과 원리원칙에 이해 판단하며 논리적, 분석적이고 규범과 기준을 중시한다.
- 감정 기능 : 주체의 입장에서 사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고통, 분노, 공포, 비애, 즐거움, 유쾌, 사랑 등의 주관적 경험을 하게 한다. 이에 감정형 사람은 사람관계, 보편적 선의 등에 관심을 가지고 원칙보다 상황적·우호적 판단을 한다.
- 감각 기능 : 지각적 또는 현실적 기능으로 외계의 구체적 사실이나 표상을 낳는다. 이에 감각형 사람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경험에 초점을 두고 매우 일관성 있는 현실 수용을 추구하는 편이다.
- 직관 기능 : 무의식적 과정과 잠재적 내용에 의한 지각 기능으로, 직관형 사람은 미래의 가능성과 육감에 초점을 두어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한다.
(3) 심리유형
융은 두가지의 태도와 제가지 기능의 결합에 따라 여덟 가지 심리유형을 제시하였다.
① 외향적 사고유형 : 객관적 세계를 탐구하고, 자연현상의 이해나 자연법칙의 발견 등에 관심을 가진다. 감성적 측면을 억압하여 인간미가 없고 냉혹하며 교만하게 보일 수 있다.
② 내향적 사고유형 : 내면적 존재에 관심이 많고, 철학적이고 사색적이다. 이 유형은 매우 완고하며, 현실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③ 외향적 감정유형 : 변덕스럽고 상황에 따라 감정이 빠르게 변한다. 사람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기도 하지만 쉽게 변하고 과시적이고 기분파이다.
④ 내향적 감정유형 : 말이 많이 없고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지만, 때로는 침착하고 자신 있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가까이하기 어렵고 마음을 알 수 없는 유형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보았다.
⑤ 외향적 감각유형 : 현실적이고 실제적이며 깊이 있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큰 고민없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쾌락과 아슬아슬한 느낌을 즐기는 유형으로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보았다.
⑥ 내향적 감각유형 : 자신의 정신적 감각에 몰두하는 유형으로 예술을 통해 표현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타인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타인이 보기에 수동적이고 자제력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⑦ 외향적 직관유형 : 엉뚱하고 불안정한 유형으로 새로운 것을 찾아 관심을 보이지만 오랫동안 끈기 있게 추구하지 못하고 싫증을 느낀다. 이에 호기심이 많고 열정적이지만 신뢰를 주기 어렵다.
⑧ 내향적 직관유형 : 남들에게는 현실감이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직관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이로 인해 정신과정을 이해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다. 대표적으로 예술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2. 치료 이론
융의 이론에서 보면, 정신병리는 의식과 자아가 무의식과 자기로부터 벗어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치료 목표는 정신의 전체성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이루어 가는 것으로 이때 치료 과정을 개성화 과정이라 한다. 개성화 과정은 클라이언트가 어느 발달단계에 있냐에 따라 목적이 달라지며, 엄격한 의미의 개성화 과정은 인생 후반기의 자아실현을 의미한다.
융은 치료 장면에서 두 사람의 상호작용을 강조하고, 전이와 역전이 현상에 초점을 두었다. 이에 치료자는 무비판적이고 공감적인 청취자가 되어 내담자가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감정을 고백할 수 있도록 하며, 전이관계에 초점을 두어 꿈이나 환상분석을 통해 근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1) 전이 분석
융은 개인적 전이와 원형적 전이로 나누어 설명하였는데, 개인적 전이는 부모나 형제자매와 같은 개인무의식 내용이 투사된 것이고, 원형적 전이는 집단무의식 내용이 투사된 것으로 구제자나 신, 괴물이나 악마의 상을 치료자에게 옮기는 것으로 이러한 전이를 분석하여 해결하는 것을 치료라고 보았다.
(2) 적극적 심상
환자에게 명상을 하도록 집중시켜, 그 내용을 글, 그림, 춤 등으로 표현하게 한다. 적극적 심상은 무의식의 심상이 의식의 방해 없이 표현되기 때문에 꿈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보았다.
(3) 꿈 분석
꿈은 꿈꾸는 사람이 말로 나타내기 어려운 소망이나 두려움 같은 억압된 충동을 표현한다. 융은 이러한 꿈을 외적·내적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하기도 하였는데, 치료자는 꿈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이나 상황을 묘사하는지 생각하고 객관적 수준에서 탐구할 수 있다.
3. 융 이론의 평가
융의 분석심리이론은 환자의 증상이 경감되고 타인과의 관게가 개선되는 등 효과가 증명되었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MBTI로, 이는 융의 심리적 태도와 기능에 외부세계에 대처하는 생활양식 차원(판단과정과 인식과정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을 추가하여 총 네 가지 수준을 조합하여 열여섯 가지 성격유형으로 나누어 본다.
이렇게 MBTI는 오늘날 인간을 다루는 모든 영역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성인기와 노년기의 환자를 이해하고 치료하는데도 상당한 기여를 하였지만, 융의 이론은 환자가 현실을 떠나 신비하고 종교적인 환상적 생활을 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